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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밥집

명동밥집 봉사자 하성환 바오로님의 봉사 후기

  • 모금관리팀

  • 2025-09-29

  • 조회 214

 

부부 교사로 퇴직 후 함께 소박하게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아내가 ‘명동밥집’을 제안하였습니다.
둘 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많은 사람들을 접하는 일이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천주교 신자로서 이보다 더 의미 있는 봉사가 있을까 싶어 기꺼이 신청하였습니다.
사전교육을 통해 본 명동밥집의 운영 철학과 봉사자들의 모습은 작은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 있었습니다. 그 분위기는 신규 봉사자들이 자신을 내려놓고, 다른 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생각과 행동을 하도록 자연스럽게 이끌어 주었습니다.


처음 제가 맡은 일은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시면 식판을 애벌 세척장으로 옮기는 일이었습니다.
주의할 점은 손님이 완전히 일어나 뒤돌아설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밖에서는 빨리 식사를 하고 싶어하는 많은 분들이 줄을 서 계시지만, 일단 들어와서 식사하실 때는 그분들이 조금의 서운한 마음도 들지 않고 충분히 존중받으며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정중하게 대접해 드리라는 의미였습니다. 


보통의 다른 무료급식소는 식기를 직접 들고 다니며 음식을 받아 가지만, 명동밥집에서는 봉사자가 식판에 음식을 담아 자리에 직접 가져다드립니다. 이곳에 오는 손님들께 이 식사는 ‘하루의 첫 끼’이자 ‘유일한 한 끼’일 수 있기에, 소홀함 없이 따뜻하게 대접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식사 중에도 부족한 밥이나 국, 반찬은 원하는 만큼 계속 드리면서 배불리 드실 수 있도록 합니다.


어느 날은 번호표를 나눠주는 일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 영성센터 입구 성당 마당에는 이미 신문지나 비닐가방, 돌멩이 같은 물건들이 줄지어 놓여 손님들의 자리를 대신 지키고 있었습니다.
주인을 대신해 묵묵히 엎드려 있는 그 초라한 물건들을 볼 때마다, 밤새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 오늘 이 한 끼를 얼마나 기다리셨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사무쳤습니다.


요즘은 아내와 함께 주로 주방에서 설거지를 맡고 있습니다. 낮은 천장과 뜨거운 열기, 설거지 기계에서 나오는 수증기로 가득한 공간이지만, 이곳이야말로 밥집의 심장이라 생각합니다. 심장이 뜨거워야 몸이 살아 움직이듯, 이곳에서 흘리는 땀이 명동밥집 전체를 살아 있게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센터장 신부님과 주방 실장님께서 봉사자들을 세심하게 살펴주시기에, 주방에 들어설 때마다 고향 집에 온 듯한 따뜻함을 느낍니다. 덕분에 힘든 일들도 기쁨으로 바뀌고, 다시금 봉사의 자리를 찾게 됩니다.